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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 노는데에만 재주가 있었지 공부하고는 거리가 멀었던 나에게 첫번째로 공부의 재미를 붙일 수 있게 해준 것이 IT 분야의 기술이었고 두번째 흥미를 더하게 해준 것이 인문학, 바로 장자가 아닐까 생각한다.

장자는 제자백가(諸子百家)[각주:1] 중 도가(道家)의 대표자 라고 볼 수 있으며 도(道)를 천지만물의 근본원리라고 보았다.

유가()의 가치도덕과는 본질적으로 다른 존재론적 본체관념()으로서 ‘’와 ‘’의 이론을 제시하였다. 도가의 도덕은 인위조작()하지 않으면서도 어김없이 전개되는 무위자연()의 상태를 가리키는 말이다.

서론이 길었다.  나같은 공돌이가 왜 이런 인문학에 눈을 뜨게 된 것 일까? 
이것은 쉬워보이지만 쉽지않은 수많은 생각의 생각들이 쌓이면서 변화되었다. 인간은 본질적으로 본성이라는게 있다.
하지만 그 본성대로 살아간다면 아마 이 각박한 사회에 살아남기 힘들 것이다. 사회 생활을 하다보면 많은 일들과 접하게 된다.

직장, 학원, 여가활동 ( 동아리, 취미 ), 경조사, 등등 우리가 살아가면서 행하는, 경험하는  모든 일 가운데 희노애락을 느끼며 살아가기 때문이다. 항상 즐겁고 좋고 신나는 일만 있으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기 때문에 우리는 이런 좋고 나쁜 감정을 잘 다스리고 또는 인간으로써의 삶을 영위하기위해  철학과 사상이 깃들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본문의 한 예를 설명 해 보겠다.

안합은 노나라의 현인. 거백옥은 위나라의 대부로 『논어』에 공자의 친구로 나오는 인물이다. 안합이 위나라 영공의 태자를 도울 보좌관으로 발탁이 되어 가느네, 태자가 본래 덕이 모자라는 사람이라, 하는 대로놓아두면 나라가 위태로워질 것이고, 법도에 따라 말리면 제 몸이 위태로워질 것이니 어찌하면 좋을지 몰라서 위나라 대부 거백옥에게 물은 것이다.

거백옥은 우선 이런질문이 '훌륭한 질문'이라고 칭찬했다. 만약 그가 유가(家) 사상으로 무장한 꽉 막힌 사람이었더라면, "그런 것을 다 질문이라고 하고 있소? 대의를 위한 일이라면 자기 몸 하나 위태로운 것이 대수요? 목숨을 걸고 직언을 해서 정사를 바르게 해야 할 것 아니오." 하는 식의 반응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질문을 이렇게 '훌륭한 질문'이라고 받아 준 자체가 거백옥이 경직한 유가의 윤리 체계를 넘어섰다는 뜻이다.

 거백옥의 충고는 우선 자신의 몸을 바르게 하는 것, 곧 중심을 지키라는 것이다. 어떤 환경, 어떤 처지에 있더라도 자신의 기본적 정체성이 흔들리지 않도록 하라는 뜻이다. 일단 이렇게 정체성을 확립해 심지를 굳힌 다음에는 구체적인 방법으로, 밖으로 태자가 하는 대로 같이하고, 속으로도 그의 마음에 맞도록 해주라는 것이다.
"태자가 어린애가 되거든 당신도 어린애가 되고, 멋대로 행동하거든 당신도 멋대로 행동하십시오"

위의 내용은 사실 노자의 『도덕경』에서 말하는 '물처럼 되는 것' 이다.  물은 동그란 그릇에 들어가면 동그랗게 되고, 길쭉한 그릇에 들어가면 길쭉해지고, 뜨거우면 김이되어 날아가고, 차가워지면 얼음이 되는 물이 '물임'과 '물됨'을 잃는 일이 없이 여러가지 형태로 적응하는 것이다. 이는 또 대나무처럼 휘어짐이기도 하다. 대나무는 휘어지지만 꺽이지 않는다. 제 정체성을 지키면서 유연성으로 대처하는 태도이다.

성경에도 비슷한 예가 나와있다.  바울도 말하길
 "내가 모든 사람에게 자유하였으나 스스로 모든 사람에게 종이 된 것은 더 많은 사람을 얻고자 함이라... 약한 자들에게 내가 약한 자와 같이 된 것은 약한 자들을 얻고자 함이요, 여러 사람에게 내가 여러 모양이 된 것은 아무쪼록 몇몇 사람을 구원코자 함이라" (고린도전서 9:19-22)

이것은 속임수로 그들 편인 척한다는 뜻이 아니다. 진정으로 그들편에 서서 처지를 이해하고 돕고자 하는 것이다.

직장에서의 예를들어보자. ( 이것은 실제의 경험이 가미되어있다 ) 직장생활을 하다보면 상사, 동료와의 갈등을  흔하게 겪게 된다.  대부분 자신의 논리가 안먹히면 감성적으로 언쟁을 하기 일쑤다.   하지만 그러한 점이 자신의 약점을 노출시키고 상대의 기분을 상하게 하여 자신에게 오히려 마이너스가 되는 불행한 상황에 놓이게 된다.  어떠한 화나는일, 감정적인 상황이 닥치더라도 이성을 잃지 않으며 상대의 기분과 수준에 맞는 대처가 필요한 것이다.  이것이 좋은 동료이자 좋은 리더로 가는 방법이라 생각한다.


이러하듯 철학과 사상은 우리의 생활 곳곳에 묻어있다.

 

본문의 다른예를 들어보겠다.

기성자가 왕을 위해 싸움닭을 길렀습니다. 열흘이 지나 왕이 물었습니다.
"닭이 되었느냐?"
"아직 안되었습니다. 지금은 쓸데없이 허세를 부리고 자기 힘만 믿습니다."
다시 열흘이 지나 왕이 또 물었습니다.
"아직 안되었습니다. 다른 닭의 소리나 모습만 보아도 덤벼듭니다."
다시 열흘이 지나 왕이 또 물었습니다.
"아직 안되었습니다. 아직도 상대를 노려보고, 혈기 왕성합니다."
다시 열흘이 지나 왕이 또 물었습니다.
"이제 됐습니다. 상대가 울음소리를 내어도 아무 변화가 없습니다. 멀리서 보면 마치 나무로 깍아 놓은 닭 같습니다. 그 덕이 온전해진 것입니다. 다른 닭이 감히 상대하지 못하고 돌아서 달아나 버립니다." (『달생(澾生)』 19:9 )

'덕이 온전한 상태', 완전한 허심, 무심에서 생기는 내면의 힘이 겉으로 허세를 부리는 공격 자세를 압도한다는 얘기이다.
바로 외유내강이라는 말이 이와 일맥상통 할 것이다.

 

마음을 비우게 되면 별것도 아닌, 나를 힘들게 하고 나를 귀찮게 하는 일들이 사라지는 아주 놀라운 변화가 일어 날 수 있다.
이것은 문학을 공부하는 아주 큰 교훈이다.  공돌이라 기술에만 몰두한 나머지 편협한 생각과 이기주의, 배타적인 사고안에 같혀있던 나를 해방시켜준 스승과도 같은 선물이다. 이것은 단순 자기계발서가 아니다.  종교 또는 경영, 의학, 법학, 공학, 예체능 등등 모든 종교와 학문을 떠나 인간이 살아가는데 있어 갖추어야할 기본적인 소양을 쌓아 자신의 삶의 정체성을 찾는 기본중의 기본학문이다.  한순간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꾸준히 앞으로도 계속 갈고 닦고 나아가야 할  인생의 영원한 숙제인 것이다.

아직 글쓰는법이 서투르지만 앞으로 계속해서 발전되는 모습을 보면 뿌듯할 듯 싶다.

이상 장자 서평을 마치고자 한다.

by rocksea.

 

 


장자

저자
안동림, 안동림 역주 지음
출판사
현암사 | 2010-07-25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인생과 우주 일체를 소리 높이 홍소(哄笑)하는 통쾌한 해학인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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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중국 춘추전국시대(BC 8세기∼BC 3세기)에 활약한 학자와 학파의 총칭.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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